
디깅 뮤직의 초기 시장조사에서 나는 서비스의 핵심 기능을 위키, 리뷰, 커뮤니티 세 가지로 보았다. 가장 중심이 되는 기능은 위키였다. 나무위키와 지니어스 사이에 있는 음악 정보 플랫폼처럼, 곡과 가사, 해석, 앨범, 아티스트 정보를 구조적으로 쌓는 서비스를 상상했다.
핵심 유입은 검색이라고 생각했다. 사용자가 특정 곡의 가사나 해석을 검색했을 때, 개인 블로그보다 디깅 뮤직이 먼저 떠야 했다. 이를 위해서는 사이트에 대한 신뢰가 필요했다. 디깅 뮤직에 노래가 있다면 가사와 해석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는 인식이 반복되어야 했다.
리뷰 기능은 왓챠피디아에 가까운 모델로 생각했다. 음악 리뷰는 영화를 볼지 말지 결정하기 위한 리뷰와 다르다. 음악은 고민할 시간에 그냥 들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뷰는 정보 제공보다는 취향과 자의식의 표현에 가까운 기능이 될 것이라고 봤다.
커뮤니티는 위키와 리뷰를 살리기 위한 생태계였다. 위키 편집은 동기가 필요하고, 포인트나 기여도는 공동체 안에서 보일 때 의미가 생긴다. 노래별로 평가와 해석이 정리되어 있지 않은 기존 음악 커뮤니티의 문제도 해결하고 싶었다.

장르 구분도 중요한 고민이었다. 처음에는 락, 힙합, 팝 정도로 나누는 것을 생각했지만, 장르 경계가 애매하고 팬덤 문화도 달랐다. 특히 케이팝은 규모가 크지만 팬덤 문화가 강해서, 위키의 신뢰도와 커뮤니티의 분위기를 함께 고려해야 했다.
텍스트 기반 서비스여야 하는 이유도 분명했다. 영상은 수동적으로 보기 좋지만, 원하는 부분을 빠르게 찾기 어렵다. 반면 텍스트는 검색 가능하고, 훑어볼 수 있고, 궁금한 가사나 표현만 골라서 볼 수 있다. 음악 해석에는 이 점이 중요하다고 봤다.
수익 모델은 광고와 라이선스를 생각했다. 광고는 페이지뷰가 충분히 나올 때 가능하고, 라이선스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 해석 데이터나 음악 정보 API를 제공하는 방향이었다. 다만 위키가 커뮤니티만큼의 트래픽을 만들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결론은 빠르게 움직여보자는 것이었다. 아무도 가사 해석에 관심이 없을 수도 있고, 아주 작은 집단만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생각만 해서는 알 수 없다. 먼저 만들고, 반응이 오는 씬을 따라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이 시장조사는 디깅 뮤직의 첫 전략을 정리한 기록이다. 디깅 뮤직은 단순한 가사 사이트도, 리뷰 앱도, 커뮤니티도 아니라, 위키와 리뷰와 커뮤니티가 곡과 앨범과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연결되는 음악 지식 플랫폼을 목표로 했다.